2026년 7월 20일 — 7월 4주차 코스피 시황 리뷰 & 프리뷰
1. 공포탐욕지수 38.9 — ‘공포’지만, 방향은 개선 중

이번 주 코스피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는 38.9로, 여전히 ‘공포(Fear)’ 구간에 머물러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시장이 얼어붙은 것처럼 보이지만, 흐름을 뜯어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1주 전 33.3, 1개월 전 35.1과 비교하면 현재 38.9는 공포 구간 안에서도 분명히 개선된 수치입니다. 급락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극단적 공포’로의 추락 없이, 오히려 심리가 바닥을 다지며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주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시장이 겁을 먹고 있는 것은 맞지만, 겁의 강도는 줄어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2. 시총 상위 종목 점검 — 반도체가 끌어내린 한 주
이번 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성적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눈에 봐도 반도체 밸류체인이 하락을 주도한 한 주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SK스퀘어까지 두 자릿수 안팎의 조정을 받은 반면, 반도체와 거리가 있는 현대차는 -2%대의 상대적으로 선방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배경에는 미국발 반도체 투매가 있습니다. 지난주 뉴욕 증시에서 S&P500과 다우 등 지수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았음에도, 샌디스크·마이크론·SK하이닉스 ADR 등 메모리 관련주가 8~9%대 급락하면서 그 충격이 우리 증시로 고스란히 전이됐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주까지 합치면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70%에 달하는 시장 구조상, 반도체가 흔들리면 지수 전체가 흔들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발 ‘반도체 사이클 고점(피크아웃)’ 논쟁,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 조절 우려 등이 겹치며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습니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3~4분기 이익 추정치가 여전히 상향되고 있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을 들어, 이번 조정을 과열 해소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심리지수가 급락장 속에서도 오히려 개선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3. 풋/콜 옵션 심리는 ‘극단적 탐욕’ — 엇갈린 신호가 말해주는 것

흥미로운 지점은 여기입니다. 전체 시장 심리는 공포 구간인데, 옵션 시장의 풋/콜 비율(EMA 기준)은 1.4로 ‘극단적 탐욕’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풋/콜 지표는 방어적 포지션(풋)과 공격적 포지션(콜)의 균형을 점검하는 지표입니다. 이 지표가 극단적 탐욕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옵션 시장 참여자들이 여전히 반등에 베팅하는 공격적 포지션을 대거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이런 심리의 비대칭이 변동성의 재료가 된다는 점입니다. 시장이 기대만큼 빠르게 반등하지 못하거나 추가 악재가 나올 경우, 쏠려 있던 공격적 포지션이 일시에 청산되면서 하락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반등이 나오면 콜 쏠림이 상승을 가속화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당분간 지수의 일중 변동폭이 크게 유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4.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예탁금 상향

지난주 시장에서 가장 화제가 된 뉴스는 단연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기본예탁금 1,000만 원 → 3,000만 원 상향 소식이었습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7월 16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본예탁금 1,000만 원 → 3,000만 원 상향 (전액 현금만 인정, 8월 중 시행)
- 최소 매매 단위 1주 → 20주로 확대 (11월 중 시행)
- 괴리율 관리 의무 강화, 신규 상장 잠정 중단, 투자자 사전교육 확대
기존에는 예탁금 1,000만 원 중 70%를 보유 주식으로 충당할 수 있어 사실상 현금 300만 원이면 투자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순수 현금 3,000만 원이 필요해집니다. 진입 문턱이 사실상 10배 높아지는 셈이고, 당국은 이를 통해 거래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필자의 시각 —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의 ‘원인’일까?
이번 규제의 전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는 인식입니다. 그러나 필자는 레버리지 ETF를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변동성의 원인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근거는 이미 훨씬 크고 오래된 실험장이 미국 시장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는 반도체 3배 레버리지 SOXL, 나스닥100 3배 TQQQ, 2배 QLD 같은 초대형 레버리지 ETF가 수년째 막대한 규모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같은 반도체 섹터, 그것도 나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에는 NVDL같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의 주가 변동성이 레버리지 ETF의 존재 때문에 구조적으로 확대되었다는 근거는 찾기 어렵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를 움직여온 것은 어디까지나 실적, AI 수요 전망, 매크로 환경이었지 NVDL의 매매 흐름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논리를 국내에 적용하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급등락 역시 레버리지 ETF라는 ‘도구’가 아니라 메모리 사이클 고점 논쟁, 미국 반도체주 급락, 외국인 수급이라는 펀더멘털·매크로 요인이 본질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 눈에 띄는 존재일 뿐, 변동성을 만들어낸 주범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규제가 투자자 보호 취지 자체는 이해되지만, 규제만으로 지수의 급등락이 사라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이유입니다.
(물론 이는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기보다는 하나의 관점으로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5. 이번 주 프리뷰 — 코스피를 움직일 미국 실적 시즌
마지막으로 이번 주(7/20~7/24) 코스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 증시 주요 일정을 짚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실적 발표 (한국시간 기준)
- GE버노바(GEV) — 7/22 19:30, 장전 발표.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바로미터로, 국내 전력기기·원전 관련주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구글(GOOGL) — 7/23 05:00, 장후 발표. 클라우드 성장률과 AI 인프라 투자(CapEx) 가이던스가 핵심입니다. 빅테크의 반도체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첫 관문입니다.
- 테슬라(TSLA) — 7/23 05:05, 장후 발표. 마진과 로보택시·AI 관련 언급이 관전 포인트입니다.
- 인텔(INTC) — 7/24 05:00, 장후 발표. 파운드리 사업 현황과 재고 코멘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및 메모리 업황 판단에 직접적인 참고가 됩니다.
특히 반도체 고점 논쟁이 한창인 지금, 구글의 CapEx 가이던스와 인텔의 실적 코멘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향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할 수도, 증폭시킬 수도 있는 분수령입니다.
경제 지표 (한국시간 기준)
- 7/22 23:30 — 미국 EIA 원유 재고
- 7/23 02:00 —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
- 7/23 21:15 — 유럽(ECB) 기준금리 결정
- 7/23 21:30 —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 7/24 22:45 — 미국 7월 S&P 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PMI
- 7/24 23:00 — 미국 6월 신규 주택 판매
ECB 금리 결정과 미국 PMI는 글로벌 유동성과 경기 방향성을 확인하는 이벤트로, 외국인 수급에 민감한 코스피 입장에서 함께 챙겨봐야 할 일정입니다.
마치며
정리하면, 코스피는 여전히 공포 구간에 있지만 심리는 1주 전·1개월 전보다 개선되며 바닥을 다지고 있고, 하락의 본질은 레버리지 ETF가 아닌 반도체 사이클 논쟁과 미국발 매크로 요인에 있다는 것이 이번 주 필자의 결론입니다. 옵션 시장의 탐욕 쏠림이 남아 있는 만큼 변동성에 대한 대비는 유지하되, 이번 주 빅테크 실적 시즌이 반도체를 둘러싼 의구심을 어느 방향으로든 정리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본 글은 개인적인 시황 정리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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